논의
본 연구는 2022년 3월까지 발행된 국내외 논문 중 대면 카데바 실습을 경험한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 15편을 통합적 고찰방법으로 분석하여, 향후 기초간호학 교육에서 인체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전략 수립 시 중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시도되었다. 본 연구에서 선정된 간호대학생의 카데바 실습 인식과 경험에 관한 연구는 2010년까지 1편에 불과하였지만 2011~2016년 4편, 2017~2022년 10편으로 점차 증가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가 증가된 것은 2000년 이전까지 해부학은 시간강사와 의과대학 교수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7] 점차 간호학과에서 해부학을 담당하는 전임교수가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22]. 또한, 국내 연구가 11편으로 국외 연구보다 많은 것은 아마도 외국에서 간호대학생들이 카데바 실습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2-
3] 생각할 수 있으나 국외 간호대학에서 카데바 실습에 관한 통계가 나타나 있지 않으므로 추후 확인이 필요하다.
선정된 연구에서 나타난 카데바 실습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3~4일간 실습을 한 경우가 4편인데 이런 경우에는 해부전공 교수가 카데바를 처음부터 직접 절개(dissection)하면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실습을 하였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기 때문이다. 카데바 실습시간이 1.5~5시간으로 나타난 6편의 연구는 이미 해부되어 있는(prosection) 카데바를 관찰하는 방식이었으므로 실습시간이 짧았다. 주로 간호학과 소속 대학교에 의과대학이 있는 경우에는 의과대학생들이 카데바 절개실습을 한 후 그 카데바로 간호대학생이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3]. 하지만 향후 5시간 이내의 카데바 실습과 3~4일 카데바 실습의 효과에 대해 비교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추후 연구에서 카데바 실습시간에 따른 간호대학생들의 인식이나 태도, 지식 등을 확인한다면 해부실 실습을 계획할 때에 적정 시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카데바 실습 전 간호대학생들은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하였는데, 이미 의대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카데바 실습 전에 스트레스와 불안, 신체적 증상 등이 있다는 것과[
24] 비슷한 결과였고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 증상까지도 경험하기도 하여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카데바 실습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5]. 특히 선정된 연구 중 카데바 실습 전에 높았던 불안이 실습에 참여하는 시간 동안 줄어들었음을 보여주었는데[
18], 이는 직접 학생들이 절개하는 것이 아니라 카데바 절개과정을 지켜보거나 이미 해부된 카데바를 관찰했기 때문에 실습 중 불안이 서서히 감소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카데바 실습 전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조용한 음악을 잔잔히 틀어주는 방법을 이용한 경우가 있었고[
26], 시신 기증,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 등의 짧은 동영상이 불안이나 두려움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한 경우가 있다[
27]. 구체적인 불안의 원인 중 하나로 카데바의 얼굴이나 몸을 보게 되는 것이라고 응답한 결과[
18]에 근거하여, 이러한 불안은 긴장과 기대감이 혼재된 감정이며[
13] 따라서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해 카데바 실습 전에는 반드시 준비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포르말린 냄새로 불편하고 힘들었다는 대상자들의 반응은 의대생, 치대생, 약대생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28]. 카데바에 사용된 고정액 포름알데하이드는 국제암연구소에서 발암물질로 발표했는데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고 축적되며 배설이 느리기 때문에 만약 학생 중 임신부가 있다면 주의를 해야 한다[
25]. 따라서 카데바 실습 중 자주 환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며, 카데바 실습실 환경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포르말린을 경감시키기 위한 여러 방안들이 개발되도록 환경독성 관련 연구가 이루어져야 될 것이다.
선정된 연구에서 다른 학생들이 실습 중 카데바를 함부로 취급하여 마음이 불편하였고 이로 인해 시신 기증에 부정적 감정이 생겼다는 결과들이 있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습 전에 반드시 생명윤리에 대한 교육을 필수로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Lai 등[
19]의 연구에서는 카데바 실습 전에 고인의 인생스토리를 들으며 존경하는 마음으로 깊게 인사를 드리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교육을 위해 자신의 몸을 제공한 기증자의 존엄성을 기리는 엄숙한 식을 거행하였다. 따라서 향후 카데바 실습 전에 반드시 실습에서 지켜야 할 규칙과 학습 방법에 대한 동영상을 미리 본다거나, 기증자에 대한 감사편지를 쓰는 시간을 갖고 시신이 가지고 있는 존엄함과 앞으로 임상에서 만날 환자의 모습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에 선정된 연구들 중에서 시신 기증자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현하며 교사로 느끼고 학생 본인도 시신 기증을 하고 싶은 긍정적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였다[
15]. 또한, 시신 기증자를 보면서 미래에 만날 환자에 대한 존경과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고 하였다[
29]. 이는 시신 기증자를 ‘침묵의 멘토(silent mentor)’로 본다는 선행 연구[
19]와도 비슷한 맥락이며 이러한 부분은 디지털 가상 카데바 실습으로 경험할 수 없는 느낌이므로 카데바 실습의 주요한 장점이라 볼 수 있다.
카데바 실습을 통해 인체의 신비와 존엄성을 인식하였다는 연구결과들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카데바 실습은 예비의료인으로서 생명에 대한 존중을 배우고 생명 윤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30]. 그리고 시신을 보면서 사람이 병들고 죽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한 성찰 경험을 하였다. 간호사의 통합적인 업무 중 하나인 임종 환자에 대한 전인적 간호와 임종 직후 환자의 관리를 위해서는 생명윤리와 죽음에 대한 가치관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카데바 실습을 통해 생명에 대한 존중을 깨닫게 된다면 생명윤리 교육의 실습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Seo 등[
9]의 연구에서는 카데바 실습 후 간호대학생들의 죽음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되었다고 제시한 반면, Lee 등[
8]의 연구에서는 죽음에 대한 태도 변화가 유의하지 않았다고 하였는데 두 연구가 단일군 전후실험연구와 비동등성대조군 전후실험연구로 연구설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반복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저학년의 간호대학생이 카데바를 봄으로써 죽음을 성찰하는 기회가 되는 것은 미래 임상실습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3]. 따라서 카데바 실습이 끝난 후 마무리 시간을 가짐으로써 실습을 성찰하면서 소감을 쓰고 생명과 죽음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소감을 쓰는 시간을 통해 학생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 표현함으로써 생명과 죽음에 대한 인식과 감정을 정리할 수 있으며 생명윤리 가치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본 연구결과, 간호대학생들은 카데바 실습을 경험하면서 간호전문직에 가까이 가고 있다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간호전문직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면서 구체적인 간호 세부분야에 대한 희망까지 생각하였다[
20]. 간호학생들에게 간호전문직관을 올바르게 형성시키는 것은 학부 교육에서 중요한 교육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저학년에서 카데바 실습을 통해 간호전문직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카데바 실습을 간호학과 내에서 필수로 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중요한 교육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의과대학이 없는 간호학과에서도 적극적으로 카데바 실습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카데바 실습을 주도적으로 지도하고 설명하는 해부 전공 교수에게 실습 중 간호전문직에 대한 강조와 격려가 학생들의 전문직관 정립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미리 주지시키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 선정된 논문들에서 카데바 실습으로 인체의 구조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기억하게 되었다는 결과가 제시되었다[
1,
4,
14,
16,
20]. 이미 이론적으로 알고 있던 부분을 직접 실제 장기를 만지고 장기의 크기를 입체적으로 알게 되어[
4,
13,
18] 인체구조에 대한 자신감이 생성되고 자기효능감도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14,
15]. 또한, 카데바 실습 후 공부에 매진해야겠다는 학습동기와 해부에 대한 흥미가 증진되었는데, 카데바 실습으로 자신에게 부족한 해부 지식을 인식하고 간호학 전공 공부에 대한 열의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4,
14,
16]. 선행 연구에 따르면 해부학 같은 기초간호학 교과목은 임상실습을 위한 토대가 되지만, 학생들은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 상급 학년으로 진급하며[
12], 해부학 교과목은 많은 간호학생들이 다른 과목보다 어렵다고 인식하여 학생들에게 불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30]. 임상 간호사들 역시 임상 현장에서 기초간호학 지식이 부족한 것이 실무에서의 어려움이라는 것을 호소한 바 있다[
22]. 따라서 학부 수준에서 인체 구조를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는 다양한 교육전략이 필요한데 본 연구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카데바 실습으로 해부지식의 심층 이해와 기억이 증진되었다는 결과는 카데바 실습이 인체 구조를 이해하는 효과적인 교육 방법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인체의 구조에 관련된 이론교육을 다 마친 후 실시하는 카데바 실습은 배웠던 내용을 더 이해하기 쉽고 암기를 증진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므로 이론적인 해부지식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카데바 실습이 비용과 기회의 제한, 카데바의 보존과 준비 문제와 새로운 교육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불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인체 해부를 교육하는 의과대학 교수들 사이에서도 카데바 확보와 관리 문제로 인해 동영상, 디지털 가상 카데바 등 다른 매체를 이용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25]. 최근 디지털 가상 카데바를 이용한 해부실습은 인체 내부를 3차원으로 보며 확대나 회전도 가능하며 부위의 이름이 각각 표시되어 있어 이해가 쉽고 몇 번의 터치만으로 쉽게 혼자서도 할 수 있어 자율학습과 반복학습의 장점이 있다[
25]. 그러나 가상 카데바 실습장비 구축 비용이 비싸고 직접 인체조직을 만져보지 않아 근육, 건, 뼈, 심장, 폐 등 조직의 질감을 느낄 수 없다는 단점과 오심 같은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31].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유행 상황에서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E-Anatomy를 이용하거나 교수 강의를 통해 카데바 실습을 대체한 경우에 약 80%의 의과대학생들이 대면 해부학 실습이 꼭 필요하고, 이를 하지 않으면 임상의학을 공부하는데 차질이 있을 것으로 응답하여 디지털 카데바가 완전히 인체 카데바 실습을 대체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5]. 또한,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의과대학 해부학 교수들의 대부분이 해부실습을 과거와 같이 전통적인 카데바 실습 방식으로 회귀하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타나[
32], 전통적인 카데바 실습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가상 카데바 이용은 아직 활발하지 않은 편이지만[
25] 간호대학생의 81.6%가 카데바 실습이 꼭 필요하다고 하였고[
6] 간호대학생의 97.6%가 카데바 실습을 추천하였으며[
18] 카데바 실습에 대한 만족도가 대체로 높으며[
16], 간호학생들의 지식, 가치관, 태도 측면에서 긍정적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본 연구결과를 토대로 볼 때 간호대학생들에게 카데바 실습은 학부과정 중 중요한 경험이라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간호대학생들이 경험한 카데바 실습은 단순히 인체의 구조 이해를 향상시키는 학습방법일 뿐만 아니라 생명의 존엄성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며, 이타심을 느끼고 간호전문직의 정체성을 실감하며 미래 간호사로서의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3]. 따라서 간호학 학부교육에서 카데바 실습을 인체구조에 관한 내용 뿐만 아니라 생명윤리, 영적간호, 간호전문직의 소명 등의 내용을 추가하여 통합 실습프로그램으로 개발해보는 추후 연구를 제시한다. 즉, 카데바 실습 하루 전에 생명의 존엄성과 죽음, 생명윤리에 관한 강의 시간을 준비하고, 카데바 실습 후 다음 날에는 학생들의 소감을 정리하고 나누는 시간과 영적 간호와 간호전문직의 역할과 소명에 관한 마무리 강의로 구성하여 카데바 실습 전과 후에 강의시간을 배치하여 간호학과 내 분야별 교수들이 참여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또한, 저학년 때 해부학 실습을 하는 것이 임상과목과의 접목이 부족하여 효과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있으므로[
33] 카데바 실습을 고학년으로 편성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와 비슷하게 간호대학 3, 4학년 중 임상 실습 시 이론지식을 잘 적용하지 못한다고 인식하는 학생들은 기초간호학 지식이 불충분하다는 연구 결과[
34]를 반영하여 임상실습을 시작한 3학년에서 카데바 실습을 시행하는 것에 대한 추후 연구도 제시한다.
본 연구 결과를 간호학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간호학생의 역량을 구성하는 요소인 지식, 기술, 태도 영역으로 구분하였을 때 카데바 실습은 지식 영역에서 인체의 구조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였으며 태도 영역에서 생명윤리와 간호전문직에 대한 태도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학생의 역량 향상에 태도 영역이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35] 근거하여 볼 때, 카데바 실습은 간호전문직관 강화를 통해 고학년으로 올라가는 간호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증진시킴으로써 간호대학생의 역량 향상에 효과적인 간호교육 학습전략이라 볼 수 있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카데바 실습을 경험한 국내와 국외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수행된 질적 연구와 양적 연구들을 통합적 문헌고찰 방법을 이용해 총체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기초간호학 교육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얻었다. 본 연구 결과, 선정된 15편의 연구논문에서 결과들을 통합하여 ‘불안과 불편감’, ‘기증자에 대한 감사와 존경’, ‘인체와 생명의 존엄’, ‘죽음의 수용’, ‘간호전문직에 가까워짐’, ‘인체에 대한 이해와 기억 증진’, ‘학습동기 증진’으로 7개의 주제를 분류하였다.
최근 디지털 가상 카데바 실습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전통적인 카데바 실습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향후에도 전통적 카데바 실습은 필수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간호학 교육에서도 카데바 실습은 해부학적 지식 뿐만 아니라 디지털 가상 카데바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생명윤리와 전문직 소명을 증진시킬 수 있는 교육기회라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카데바 실습을 경험한 간호대학생들은 실습 전과 실습 중에 불안과 불편감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카데바 실습으로 인체의 구조를 깊게 이해하고 기억하게 되었고 생명의 존엄성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하는 가치 형성 기회가 되었으며, 기증자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느끼고 간호전문직에 다가가는 기회가 되었다. 향후 카데바 실습 영역을 확장하여 생명윤리 교육을 미리 카데바 실습 전에 실시하고, 카데바 실습 후에 영적 간호와 간호전문직의 소명 주제로 강의를 구성한 통합실습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추가적인 연구를 시행해볼 것을 제언한다.